죽기 전에 꼭 봐야 할 강진 백련사 4월의 동백 숲

2017. 3. 30. 06:00전라남도 견문록/강진 견문록



강진 백련사 동백의 낙화가 시작되었다.

강진은 남도답사 일번지답게 아무 때나 와도 되지만, 3월 하순부터 4월 초순까지 오지 않으면 평생 볼 수 없는 것이 딱 하나 있다.

바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만덕산 백련사 동백 숲이 일제히 낙화하는 순간이다.








그럼 숨막히는 절정으로 내달리는 백련사로 가본다.

백련사 동백나무는 11월부터 꽃이 듬성듬성 피기 시작해 3월 중순이면 대부분 낙화를 시작하고, 4월 초순이면 동백 숲길 전체를 선홍빛으로 짙게 물들인 장관을 연출한다.

그때가 되면 어디가 땅이고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탐스러운 꽃봉오리가 사방으로 흩뿌려지는데, 행여 떨어진 꽃봉오리를 밟을까 꼿발딛고 다녀야 하며 슬피 우는 동박새 울음소리에 동백 숲은 피빛 처연한 춤사위로 장단을 맞춰준다. 








백련사 동백 숲은 일주문에서 백련사 입구까지 좌우 계곡을 따라가는 오솔길과 다산초당으로 가기 전 오른쪽에 있는 부도전을 중심으로 수령 300~500년 된 동백 수천 그루가 빽빽하게 하늘을 뒤덮어 대낮에도 한기가 들 정도로 캄캄하다.








꽃봉오리채 떨어져 다시 한번 땅에서 피어나는 이때가 바로 절정이다.

마치 벚꽃낙화가 만개한 모습보다 더 아름답듯.


차(茶)에 심취한 정약용이 백련사 혜장 스님을 만나기 위해 다산초당에서 백련사를 오가며 수없이 마주쳤을 동백나무.

그런 정약용과 동백꽃은 강진 땅에 첫발을 내디딜 때부터 천생연분이었나 보다.










정약용이 1801년 발생한 신유사화에 연루돼 강진으로 유배되어 동문 밖 주막의 방 한 칸을 사의재라 이름 짓고 은둔생활을 했을 당시 지은 정약용의 객중서회(客中書懷)에서는 자신의 처량한 신세와 더불어 동백꽃이 유일한 위안이었다고 했다.


북풍에 흰 눈처럼 불어 날리어(北風吹我如飛雪)

남으로 강진 땅 주막집에 이르렀네(南康津賣飯家)

산이 바다를 가려주니 다행이고(幸有殘山遮海色)

대나무, 꽃으로 삼을 수 있어 좋구나 (好將叢竹作年華)

풍토병이 있는 땅이지만 오히려 겨울에는 줄어들고 (衣緣地?冬還減)

근심이 많은 밤, 술을 더욱더 마시네 (酒爲愁多夜更加)

나그네 수심을 그나마 녹이는 건(一事?能消客慮)

납일 전에 피는 붉게 동백꽃이라(山茶已吐臘前花)



  




동백꽃은 피는 시기에 따라 추백, 동백, 춘백이라고 하는데 백련사 동백은 4월 초까지 볼 수 있어 춘백이다.

가지에 꽃을 피워 한 번, 땅에 꽃봉오리채 떨어져 한 번, 그리고 마음 속에 한 번 이렇게 일생에 세 번 꽃을 피우는 동백나무.








이제 백련사 부도를 만나러 다산초당으로 가는 길을 따라간다.









동백꽃 사이로 부도가 보인다.











동백 중 으뜸은 바로 설중동백(雪中冬栢)이지만, 더 으뜸은 바로 죽어 땅에서 피어나는 동백일 것이다.

문정희 시인은 자신의 시 동백에서 동백을 이렇게 노래했다.


지상에서는 더 이상 갈 곳이 없어

뜨거운 술에 붉은 독약 타서 마시고

천 길 절벽 위로 뛰어내리는 사랑

가장 눈부신 꽃은

가장 눈부신 소멸의 다른 이름이라.









승려의 무덤인 부도를 예술로 보이게 하는 것도 역시 동백꽃이다.









백련사 부도전은 천연기념물 제51호로 지정된 동백 숲 안에 있다.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강진 백련사 동백 숲.

늦어도 4월 초까지는 꼭 가보시길...







(글 : 포토뉴스코리아 simp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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