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해동주조장 목공예체험프로그램 '걸상이야기'와 추위를 녹아낸 작은음악회

2017. 12. 4. 06:00전라남도 견문록/담양 견문록


목공예란 일반인이 쉽게 접하기 힘든 고급스러운 취미이다.

일단 작업할 공구가 없고 설사 공구가 있더라고 작업할 공간이 없다.

공간만 있으면 뭐하나? 일일이 톱질하고 대패질하고 손으로 구멍 뚫을 순 없기에 드릴이나 기계톱 등 기계공구도 필요하다.

그래서 혼자선 하기 어렵기에 여럿이 모여 작업공간을 만들고 기계공구를 들여 부업으로 나서는 사람도 많아지고 있다.


지난 11월 26일 담양해동주조장.

목공예프로그램과 작은음악회가 열린다고 해서 들렀다.

시골집이 곡성 옥과인지라 옴서감서 들르는 것이다.




이번 목공체험프로그램의 제목은 걸상이야기다.

의자라면 될 것을 왜 걸상이라고 했을까?

의자는 혼자 앉는 것이고 걸상은 여럿이 앉을 수 있기 때문일까?

그래서 체험도 혼자가 아닌 가족단위로 신청해야 한다고...

잘 만들어진 긴 걸상에 가족 모두가 앉아 가족사진을 담는다면 더 멋진 체험이 되겠다.





밖에서는 부모님들이 무엇인가 열심히 문지르고 칠하고 있다.

체험은 이렇게 온 가족이 나서 하는 것이 가족유대감 형성에도 좋고 아이들에게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는 것.




담양읍 소재 전남도립대 호텔관광과와 호텔조리학과에서 부스를 마련했다.

간단한 점심식사 정도는 할 수 있게 했다. 행사참여자는 물론 관객들에게 무료로 제공된 어묵, 떡볶이, 찐빵과

우동, 라면, 김밥, 샌드위치 등 간식도 다양하다.

식후 디저트가 생각난다면 멀리가지 마시라. 최소한 해동주조장에선 아메리카노에 주스까지 무료로 제공되었다.







헐..무알콜 칵테일까지...

어쩐지 옆지기님이 가져다 준 탁 쏘는 맛은 바로 무알콜 칵테일이었을 것이다.

유자차는 물론 즉석에서 커피콩을 볶아 아메리카노를 내준다.




장래 호텔리어들의 음식맛은 어떨까?

호텔조리학과생들의 손맛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먹고 또 먹고다.




옥과에서 해동주조장으로 오는 길에 무정면쯤 지나는데 빗줄기가 보였다.

공연에 차질이 생겼을까 걱정했는데 도착하니 비뚝 구름 거침이었다.

간간히 바람이 불었지만 해동주조장의 뜨거운 열기를 식힐 순 없었다.





여기저기 인디언 텐트가 설치되었다.

텐트마다 화목난로가 하나씩 배치되었고 내부에선 무엇인가 열심히 만들고 있다.

이정도면 영하권 날씨에 눈까지 내려도 작업하는데 지장이 없을 정도다.




작가와 함께 가족의자 만들기 작업지원실?

아마도 목공기계공구는 여기에 다 있지 않을까?




많은 공정이 필요하지 않아 나무를 자르는 공구만 눈에 띈다.

필자는 지난 11월 11일 경기도 화성 동탄신도시에서 열린 2017우드페스티벌을 취재한 적 있다.

당시 옆지기와 같이 참석해 정희석 나무작가와 함께 에디슨 조명만들기 메이킹클래스를 체험했다.

그때 만든 조명기구가 집안 분위기를 근사하게 바꿔놓고 있는데 버려진 나무가 근사한 예술작품으로 탄생하는 순간을

2시간 가까이 체험했기에 목공예가 그리 쉽지 않은 취미라는 것을 안다.




해동주조장 걸상이야기도 많은 아버지 어머니가 참석했지만 아마 목공이 처음인 사람도 있을 것이다.

처음엔 헤매고 서툴더라도 조금씩 배워나가고 직접 해보면 그리 어렵지 않다는 것도 아는 소중한 체험이다.




바깥에선 한참 걸상 만드는 체험을 할 때 빨간벽돌창고에선 음악공연이 한창이다.

붙여진 이름이 '걸상음악회'다.

담양도립대학교 공연음악과 학생들의 라이브무대.

김아현 학생의 <어른>을 들어보자.




한정우 학생의 <비>




한정우 학생의 <비> 동영상



김아현 조혜린의 <하늘에서 남자들이 비처럼 내려와>




김아현 조혜린의 <하늘에서 남자들이 비처럼 내려와>동영상




조혜린의 <서울의 달>



조혜린의 <서울의 달> 동영상




정봉훈의 <여권>




정봉훈의 <여권> 동영상



정봉훈 한정우의 <날아>




정봉훈 한정우의 <날아>동영상



이번엔 인디언텐트로 가보기로 한다.

이번 걸상목공프로그램엔 전문작가 4명이 참여했다고 한다.

의자 리폼작가 2명과 가족벤치제작 작가 2명.




텐트마다 이렇게 작업도구가 있고 이미 완성된 의자도 보인다.

거실 한 켠을 멋지게 장식하고도 남을 의자는 버려진 의자를 리폼해 만든 것이다.

쓸모없게 버려져 난로에 처박힐 운명이 이렇게 멋지게 다시 태어난 것이다.




부모들이 다 만들어버리면 아이들은?

많은 부모들이 아이들과 함께 걸상을 만들고 있다.

스스로 체험하게 하고 만들게 하는 것이 부모역할.

아이들은 그 자체가 마냥 신난다.

당연히 아이들 머리속에는 우리 아빠 최고! 우리 엄마 최고다.









작업실에서 걸상이 만들어지는 동안 해동문화학교에선 그림 그리기가 한창이다.

무슨 그림일까?




종이 위에 그리는 것이 아니라 걸상 앉는 부분에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물론 전문 작가님의 도움도 필요하지만 대부분 아이들과 부모의 창작품이다.




멋진 작품들.

소장의 가치를 높였다.




온 가족이 앉을 수 있는 큰 걸상도 만들고 있다.




잘 만들어 딸 시집 보낼 때 혼수로 줄까?

귓속말도 잘 들린다.

필자가 경기도 화성까지 가서 만들어 온 에디슨 조명기구.

울 큰 아들이 탐내고 있다. 자기 장가갈 때 선물로 주라고...ㅋ





반듯하면 작품이 아니다.

등허리가 굽어 버려진 몸이지만, 새롭게 생명을 불어넣었다.




마침 사찰의 빗살무늬 창호를 보는 듯하다.




딸과 함께 만든 걸상.

가족의 웃음꽃에 작가들도 신난다.

가장 흐믓해 하는 마지막은 바로 이렇게 결과물을 가지고 온 가족이 모여 사진으로 남기는 것.





빨간벽돌창고에서는 금세 2부 공연이 이어졌다.

재즈그룹 잼피플의 Jazz Ensemble이다.




감미로운 음악에 빠지다보니 이름들을 못 물어봤다.






동영상으로 보는 재즈



해동주조장의 주민과 함께 하는 목공놀이터 '걸상이야기'는 의자만들기. 의자리폼체험프로그램으로 주민들이 직접 의자를 만들어 보고 못 쓰는 의자를 고쳐 만드는 체험프로그램이다.

단순히 문화와 예술을 전달하는 프로그램을 넘어 관객이 참여해 스스로 만드는 기쁨을 협동으로 체험하는 것도 예술과 문화가 사람에 융합하는 것이다.

생활 속에서 쉽게 버려지는 폐가구나 폐목재를 고쳐 근사한 소품으로 재 탄생한다면 자원순환재생운동은 물론이요 가족의 끈끈한 사랑과 협동까지 담은 가족애(愛)프로그램으로 많은 사람이 다 체험하지 못한 것이 조금 아쉬웠다.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 '이런 프로그램 또 하면 좋겠다'는 것. 필자도 마찬가지다. 이런 체험 또 어디서 하겠는가.




(글 : 포토뉴스코리아 simp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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