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여행)제주도 산굼부리 억새 바다에 풍덩 빠져봅서~~.

2011. 12. 11. 06:30대한민국 견문록/제주도 견문록

 

  

   아침 일찍 텔레비젼을 켜고 기상예보를 들어보니 제주 산간지역에 눈이 많이 와서 일부도로가 통제되었다고 한다.

   어제 돈내코탐방안내소에서 출발하여 남벽분기점 지나 윗세오름을 거쳐 어리목탐방안내소로 하산한 후 오늘 영실코스를 탐방하기로

   계획을 세웠으나 어제 정오무렵부터 남벽분기점에서 윗세오름까지 가는 길에 불어닥친 눈폭풍이 밤새 맹위를 떨쳐 오늘 산행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영실탐방안내소(064-747-9950)로 전화했더니 눈이 많이 왔어도 산행에는 지장이 없으나 영실탐방안내소로 오는 1100도로 일부가 교통이 통제되어

   체인을 감은 차량만 오를 수 있다 한다.

   버스 등 대형차는 체인을 감지 않아도 오를 수 있지만 계속 눈이 퍼 붓는다면 아마 도로 전체가 통제될  듯 한다하니 갑작스런 혼란에 머리가 멍멍해진다.

   오늘까지 한라산 전 등반코스를 탐사하고 다음번 부터는 제주 올레 전 코스를 걷기위한 차기 계획이 아침부터 무너지고 있다.

   쉽게 올 수 있는 제주가 아니기에 결단을 내려야 하나 또 쉽게 결정을 지을 수 있는 상황도 못된다.

   영실코스로 올라 어리목으로 하산할 것인가 말것인가에 대한 답도 내리지 못하고 부랴부랴 아침식사를 마치고 일단 시외버스터미널로 가보기로 했다.

  

   시외버스터미널로 가는 택시의 기사분이 여기저기 콜센타로 무전을 날리는데 돌아오는 말들이 한결같이 비관적이다.

   516도로쪽에 있는 성판악이나 관음사지역은 소형차는 체인을 감고 가야하고 어리목이나 영실코스가 있는 1100도로쪽은 대형차도 체인을 감아야 한단다.

   (아이고~~~으째야쓰까잉...)

   일단 시간적 여유가 있으니 1100도로 영실매표소까지 표를 끊었다. 아침9시출발 요금은 2,500원  

 

                하절기(4~10월)까지 첫차는 6시30분이나 동절기에는 8시가 첫차다.

                배차간격도 무시무시하다. (1시간가량 ㅠㅠ)

                516도로쪽의 10분~15분 배차간격에 비하면 너무하다는 생각이 파~악 든다.(왠지 중문방향이 서귀포방향에 비해 홀대받는다는.....)

 

            결국 표를 반환했다.

            올라가는데는 문제가 없으나 혹시라도 내려오는 시간에 폭설로 도로가 통제되어 버스가 못 올라오면 난....제주도에 남아야 한다.

            남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나의 일행들의 배표를 몽땅 내가 가지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혼자 한라산 설경 구경한다고 무모한 도전을 했다가 한라산에 갇히는 사고가 발생하면 무려 45명의 일행이 나가지 못하는 것이다....(ㅠㅠ)

            그래서 생각한 것이 제주시티투어버스 여행이다.

            아~~~그런데 11월말로 시범기간이 끝나버렸다...시범기간동안 운영결과를 보고 내년 3월부터 5월까지 3달간 다시 한단다...

            단돈 5,000원이면 별빛누리공원, 한라생태숲, 사려니숲길, 돌문화공원, 절물자연휴양림, 노루생태관찰원, 국제부두...

            아이고~~좋은 곳, 볼 곳은 다 보고 국제부두까지 데려다 주니 얼마나 좋은가~~ 그런데 11월말로 시범기간이 끝나 꿈이 깨졌다.

            산굼부리로 가는 버스에서 들은 뉴스에 의하면 2달간이 시티투어버스 시범운행기간에 하루평균 67명이 시티투어버스를 이용하여 위의 운행코스를

            탐사했다고 한다.  하루 10차례 운행하면서 67명이면 적자도 이만저만한 적자가 아니다.

            아직 시범기간이고 널리 홍보가 되지 않아 시티투어버스를 찾는이가 적었지만 프로그램을 좀 더 다양하게 하고 배차 시간을 줄여 관람할 시간을

            충분히 준다면 제주를 찾은 단체관광객외의 수많은 일반 관광객들에게 아주 훌륭한 선물이 될 듯 하다.

            오늘은 비록 못탔지만 다음에 제주도에 왔을때는 반드시 타보고 싶고 여행하고 싶은 제주시티투어버스...아쉽기만 하다.

 

                 그럼...어디로 가야하나..

                 갑자기 미아가 된 기분이 든다.

                 올레길? 쇠소깍? 시외버스터미널 앞에 있는 관광안내소에 가서 올레길 지도를 구하려니 지도는 없고 코스별로 어디를 가며 거리는 어떻게 되고

                 시간은 얼마나 걸린다는둥...A4용지 한 장이 전부란다.

                 명색이 세계7대자연경관에 선정되었다고 온 나라를 떠들석 하게 하더니(나도 투표했건만...) 올레길 지도 한 장 제작된 것이 없단다.

                 각설하고,

                 올레길은 평균 15km이상에 걸리는 시간도 6시간정도 걸린다고 한다. 

                 한라산은 눈이 펑펑내려도 제주시는 가는 빗줄기가 가끔 싸리눈과 코가 맹맹할 정도의 칼바람에 섞여 내리는데 올레길 걷기도 만만치 않다.

                 쇠소깍은 좀 멀기도 하고 교통편도 여의치 않는것 같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제주시에서 가깝고 배 시간도 넉넉하게 제주의 자연을 마음껏 보고 즐길 수 있는 산굼부리로 정했다.

                 번영로 방향 9시28분 차량...냅다 표를 끊어서 번개같이 탑승한다.

 

                 산굼부리로 달리는 버스앞에 1100도로 입구쪽에 교통통제소가 설치되고 의경이 근무중이다.

                 아직 여기는 괜찮지만 저기 위쪽은 복잡한가 보다.(체인을 꼭 감아야 간다고 통제하고 있다.)

                 그래도 버스는 괜찮아서 1100도로 일부를 씽씽 달리다 좌로 꺾어 사려니숲길을 거쳐 산굼부리에 출발한지 40분만에 나를 내려놓는다.

                 제설차가 부리나케 달리는 것이 아마 어딘가에 눈을 밀어야 할 구간이 있는가 보다.

 

               산굼부리분화구.(천연기념물 제263호)

               산의 크기에 비해 아주 대형 분화구가 있어 희소성이 높은 마르형 화산분화구라 한다.

               몸보다 얼굴이 더 큰 기이한 모양의 분화구로 바닥이 주변의 평지보다 100M정도 더 내려가 있다 한다.

               산굼부리같은 기생화산이 학술적 가치로나 관광자원으로서 보배롭게 여겨지고 있는 것은

              한국에는 하나밖에 없다는 마르(Maar)형 화구이고 이런 화산은 세계적으로도 흔치 않다고 한다. 

                

                대낮임에도 컴컴하게 보이는 산굼부리 앞의 전나무숲...

               

                하늘은 온통 사나운 구름이 섬 전체를 휘감고 폭풍전야처럼 보이지만 이른 아침 산굼부리엔 고요한 적막이 흐른다.

                입장료는 성인 3,000원. 청소년 및 어린이는 1,500원.  관람시간은 동절기 8시30분~17시30분, 하절기 8시30분~18시30분이다.

                매표소를 지나 분화구앞으로 올라가는 세갈래 길에서 맨 우측 억새숲으로 난 길로 걸어간다.

                계단이 미끄러워 보이기도 하고 돌로 만든 가운데 길도 상당히 미끄러워 보인다. 맨 우측 억새숲길은 바닥에 고무밧줄을 엮어 매트로 깔아서

                미끄럽지 않고 아주 편하게 걸어갈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억새숲길의 고요와 눈썹이 휘날릴 정도로 부는 제주도의 강력한 칼바람을 맞으며...

                 억새들이 모두 한 방향으로 몸도 가누지 못하고 누워 있다.

 

                                         아직 아무도 안 밟은 눈위에 발자국 하나 남기고...

 

               그렇게 바람결에 휘날리는 억새들의 사각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걸으니 마치 무등산 중봉 억새밭을 걷는 것 같다....

               멀리 아기자기한 오름들의 능선길도 보이고... 세상 부러울것 없는 자유와 행복을 만끽한다.

               저 억새의 바다에 내 한 몸 풍덩 던져보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산굼부리 분화구가 가장 잘 보이는 전망대에 올라서고...

 

                이렇게 분화구안을 들여다 본다.

                마르란 화구 둘레가 環狀(환상)의 낮은 언덕으로 둘러싸인 폭렬화구를 말하며,

                화산활동 초기에 단시간의 미약한폭발만이 일어나고 활동이 중지됨으로써 형성된다.

                특히 그 폭발은 주로 가스만 터져 나오고 다른 물질은 소량이거나 거의 동반하지 않기 때문에 화구 주위는 낮은 언덕을 이룬다.
                이러한 생성과정으로 생겨난 산굼부리는 표고가 437.4m, 이 최고점은 화구 남쪽 둘레의 약간 둔덕진 등성이에 있다.

                화구 바닥은 305.4m로 그 표고차, 즉 최고점으로부터의 깊이 132m가 된다.

                그리고 북쪽 기슭의 도로(교래~송당)가 등고선상 해발 410m 안팎이므로 도로에서의 산 높이 최고 28m,

                화구 바닥은 도로에서 지하 100m 깊이 들어가 있는 셈이다.

                이것을 백록담의 깊이(115m)와 비교해 보면 산굼부리 쪽이 17m 더 깊은 것으로 나타난다.

                지도상의 계산으로는 섬 안에서 가장 깊은 화구이다.

                이것이 그다지 메워짐이 없이 유지되고 있는 것은 내사면이 우거진 초목으로 다져져서 토사의 유입이 거의 없기 때문일 것이다.

                화구의 크기는 바깥 둘레 약 2,700m에 밑둘레 750m, 그 넓이30만평방m에 이르는 초대형이다.(산굼부리 홈페이지 참고)

 

                 백록담에 산다는 하얀사슴동상 한록지(漢鹿址)

                 그래서 백록담이라는...

                 산굼부리엔 노루들 천국이다. 가끔 번개처럼 나타났다가 바람처럼 사라져버리는 노루떼를 보는 행운도 얻는다.

 

 

                  눈 속에 피어나 추위에 떨고 있는 가련한 꽃...하지만 넌 너무 강해서 멋져보여.

 

                제주에 있는 360개에 이르는 오름에 오를려면 500m이상은 올라가야 하나 산굼부리는 바로 버스에서 내리자 마자

                억새밭길로 조금만 올라가면 된다. 즉...가장 편하고 쉽게 올라갈 수 있는 오름이다.

 

 

                 구상나무숲길과 억새꽃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분화구로 내려서는 길에 외로이 선  나무 한 그루가 엿듣고 서 있다.

 

                   이렇게 멋진 산굼부리에 simpro가 왔음을 고하고...

 

                 다시 억새밭 사이로 난 길을 따라...

 

                  저 멀리 구름에 가려 뵈이지 않는 얄미운 한라산을 바라보며...

 

                    노루 네마리가 순식간에 나타나 바람처럼 홀연히 사라져버린 분지를 바라보고...

 

 

                용암수 형석사이로 바깥세상을 구경하다...

 

                 영봉문을 나서 사람사는 곳으로 나간다...

 

                 여기서 시외버스를 타고 제주시내로 나가면 된다.

                 그렇지만 버스 배차간격은 1시간도 넘는 것 같다.

                 11시30분에 나왔는데 제주시내로 가는 버스는 12시10분에 왔다.

                 간혹 내리는 눈발을 피할 곳도 없고 칼바람을 온몸으로 저항하며 40여분을 서있다 제주시내로 들어왔다.

                 나같은 단독여행자를 위한 최소한의 바람막이 정류장을 세울수는 없을까?..간이 의자도 없고...비를 막을 곳도 없다.

                 중간에 혹시 버스가 안 지나가는가...눈이 막혀서 못 오나...별 생각이 다 들었지만 결국 한 군데 보는 것에 만족하고

                 제주시내로 들어와 이번 여행을 마무리한다.

                 

                오후 5시30분 출발하는 목포행 스트크루즈호를 타기전에

                붉은 노을빛 물든 제주 앞바다의 모습이 너무 환상적이어 한동안 바라보고 있었다.

                제주는 모든 것이 다 작품의 배경이 된다. 글쓰는 사람, 그림 그리는 사람, 또 사진찍는 사람  모두모두에게 작품에 대한 영감을 주고

                그리고 그것에 대한 끊임없는 도전의 기회를 준다.

                달랑 며칠 제주를 봤다고 제주를 마치 다 본 것처럼 이야기 하면 안된다.

                수 십번, 수 백번 다녀도 다 못볼 제주의 속살을 어떻게 감히 2박3일 일정에 다 보았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나의 제주 여행은 앞으로도 끊임없이 계속되고 또 새로운 각도로 그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온전히 담아 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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