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3. 18. 21:19ㆍ대한민국 견문록/제주도 견문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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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여행)제주 토박이 가이드 미스고가 추천하는 나 홀로 렌트카 여행이야기
☞(제주여행)1편. 유리로 말한다. 유리의 성과 여행가이드 미스고.
☞(제주여행)2편. 한라산 마지막 등반코스 영실코스와 겁없는 아가씨.
☞(제주여행)3편. 올레길 10코스 따라가는 송악산과 잊지 말아야 할 역사 이야기.
☞(제주여행)4편. 올레길 10코스. 이틀에 걸쳐 갈 정도로 아름다운 산방산과 해안도로.
☞(사찰여행)5편. 올레길 10코스. 산방굴사와 한 지붕 두 가족 산방사와 보문사 .
☞(제주여행)6편. 올레길 10코스. 용머리해안과 하멜 그 빠삐용같은 조선 탈출기.
☞(제주여행)7편. 올레길 6코스. 이틀에 걸쳐 갈 정도로 아름다운 쇠소깍.
☞(제주여행)8편. 시간도 잠시 멈춰 버린 곳 평대리 비자림 곶자왈.
작년12월 한라산 돈내코~어리목 코스를 탐방 후 다음날 영실코스를 탐방하고자 새벽에 일어나 기상상황을 확인하니
전날 돈내코 코스~어리목코스 탐방시 남벽 분기점 부터 만난 눈폭풍이 한 치 앞도 분간 못할정도로 퍼부어 때 아닌 장관을 연출하더니
밤새 30센티미터가 더 내려 한라산 마지막 탐방코스인 영실에서 윗세오름까지 갈지 말지를 고민했던 기억이 있다.
새벽밥 먹고 영실코스 탐방을 위해 버스터미널까지 택시로 이동하는데..
"한라산 가시게요? 눈이 어제 오전부터 시작하여 오늘 새벽까지 더 내려서 산에 오르기 아마 힘들건데요...", "........"
'아이구 그럼 어떻 하라고~~ 영실코스를 오르기 위해 나섰는데...'
힘들다는 말을 듣고 막막해 하는 나를 보고 친절한 택시기사님 다시 한 마디 거둔다.
"어디서 오셨나요? 한라산은 눈 오면 오르기 힘드니 차라리 송악산 올레길 걸어보는 것이 어때요?"
그리고 보니 난 아직 송악산도 미답이다.
맨처음 연애시절에 옆지기랑 제주도 3박4일 텐트여행을 온 적이 있을 때도 산방굴사 까지는 갔지만 더 이상은 못 갔다.
그땐 렌트카 빌릴 생각도 못하고 포도시 도보 또는 버스로 여행하던 시절이었기에 산방산도 감지덕지 였던 것이다.
훗날 그 연애시절의 옆지기가 사내아이를 둘이나 가져 초등학교 5학년과 2학년일때 광주에서 부터 승용차에 텐트와 쌀, 부식 등을
싣고 제주까지 배로 가서 3박4일동안 지낼때도 산방굴사까지는 갔어도 송악산은 못 갔다.
그 후로 세번의 제주도 여행때도 한라산과 단체일정에 맞추다 보니 또 송악산은 못 갔다.
일제에 의한 수탈의 역사를 고스란히 안고 있는 송악산으로 여행은 그렇게 오래전부터 내 마음속에 숙성되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송악산. 그 산을 이제서야 가고 있는 것이다.
추천에 감사드립니다.
송악산으로 가는 길에 안덕면 소재지를 통과해서 갔다. 때가 점심무렵이라 적당한 곳에서 끼니를 해결하려는데
마침 안덕중학교 못 가서 좌측에 청산이라는 넓다란 식당이 눈에 띄었다.
현수막에 올레국수3500원 고기국수5000원이라는 것이 마음에 든다.
여행자에게 진수성찬은 부담스럽다. 가격도 부담이지만 얼른 먹고 또 다른 길을 떠나야 하는데 먹는데 시간을 많이 뺏긴다면 곤란하다.
식당은 참으로 넓었지만 이 넓은 공간을 손님으로 다 어떻게 채울까..괜한 걱정이 앞선다.
올레국수라는 어감이 좋아 주문했더니 말이 올레지 멸치국물 국수라고 생각하면 된단다.. 우리가 흔히 먹는 국수를 일컷는다.
그럼 고기국수는요? 그랬더니 나가사끼 라면처럼 담백한 국물에 고기를 슝슝썰어 나온다고 한다.
음..고기라면 사족을 못 쓰는 난..그럼 고기국수로 주세요..ㅎ
10여분 기다려야 한다며 입구에 있는 어묵은 무한 공짜이니 갖다 드시란다..아이구매..황송스러버서잉..ㅋ
어묵 한 사발 떠 와서 다 먹고 나니 제주의 유명 메뉴인 고기국수가 쨘! 하고 등장한다.
아이고매..너무 맛나 보여 먹기위해 우선 젓가락으로 후적후적..ㅋ 역시 난 맛집을 소개하는덴 어색해..
사진찍기도 전에 그 뽀얀 사골? 육수에 통통한 면발이 쫄깃하게 보이는 국수에 카메라보다 손이 먼저 가 버렸다.
우측 밥그릇에 담긴 국수를 먹다가.. ㅋ 그제서야 아참! 사지인~~~...ㅠㅠ
하여튼..이미 엎질러진 물..그렇다고 다시 한 그릇 시키기도 그렇고 걍..맛만 소개하자면
고기육수물에 면 들어가고 보쌈용 돼지고기가 들어간다..그것도 아주 많이! 많이~..
어묵을 먼저 먹어서 인지 국수양이 만만치가 않다. 보통 멸치국수를 먹어도 바닥까진 안 비우는데..삭삭..바닥까지 깨끗하게
비워 버렸다..음~ 정말 맛있다. 이거 광주에다 하나 차릴까? 제주 고기국수 전문점? ...
그런데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고기국수는 음식점마다 만드는 방법이 다 틀린가 보다.
다음날 평대리 비자림 숲으로 가면서 교래에서 먹은 고기국수는 또 다른 맛이었다..(그것은 맨 나중에 8편에 나온다.)
여행자가 아주 착한 가격에 푸짐한 고기국수를 먹고나니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그져 행복한 식사가 고마울 따름이다.
송악산을 가자면 산방산을 통과하여야 하나 산방산은 좀 있다 나오면서 들를 예정이니 일단은 패스다.
제주 올래길 10코스는 안덕면에서 송악산 방향으로 가다 보면 나오는 화순 금모래 해변부터 시작하여 송악산 너머 대정읍
모슬포항 옆 하모리 해수욕장까지 14.8km에 도보로 5시간정도 걸리는 코스다.
송악산과 산방산. 그리고 쇠소깍까지 둘러봐야 하는 오늘 오후 일정에서 5시간을 빼내서 올레길 10코스를 가라면..난 안간다.
그것은 후참에 제주도 올레길 전 코스를 걸어서 완주하는 기회를 별도로 가져야 하니..오늘은 그냥 차로 창밖 풍경을 구경하며
가다가 전망좋고 풍경좋은 곳에 잠시 차를 세워 보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한다.
송악산입구까지 올레길10코스를 차로 달려왔다.
제주도의 주차장은 거의 무료이지 않나 싶다. 영실탐방지원센터에서만 주차료로 1800원을 지출하였고
산방산에서도 1000원을 지출했지만 송악산이나 용머리해안, 쇠소깍, 평대리 비자림 등 간 곳은 모두 무료주차였다.
넓다란 주차장을 벗어나 도로의 한적한 곳에 차를 세워놓고 송악산으로 오른다.
송악산 해변가 절벽에는 사진으로 많이 봤던 일제 강점기하의 동굴진지가 있으나 조금있다 내려오면서 보기로 한다..
송악산 안내도다. 번호가 기재되어 있는 위치를 잘 파악하여야 한다.
가는 순서는 현위치에서 ②부남코지(전망대) ①분화구 ⑩대장금 촬영지 및 해안 동굴진지 ③해송 산림욕장 ⑤인생은 아름다워 셋트장
⑦섯알오름 동굴진지 ⑥대공포 진지. 여기서 차를 안 가지고 왔으면 계속해서 올레 10코스를 따라 ⑧섯알 오름 학살터 ⑨비행기 격납고로 가면 되고, 차를 가져 왔다면 ⑥대공포 진지까지 보고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와서 차를 가지고 도로를 따라 1.3km정도 진행하면
나오는 태평양의 징검다리 삼거리에서 우회전하여 600여m 들어가면 커다란 주차장이 나온다. 그곳이 4.3유적지로 그곳에서
⑧섯알 오름 학살터 ⑨비행기 격납고를 둘러 보면 된다.
송악산에서 산방산이 아주 잘보인다. 산방산에서는 송악산이 반도의 끄트머리처럼 툭 튀어 나와 있기에 또 잘보인다
산방산앞 용머리 해안을 돌아가면 나오는 화순 금모래 해변부터 이곳 송악산까지 바닷가를 끼고 도는 올레길이 10코스이다.
송악산 전망대가 있는 부남코지로 가는 길가에도 포진지가 있다.
최후의 발악을 준비하고자 무려 7만명의 병력을 제주도에 집결 시켰다.
일본군들은 제주도민들을 막무가내로 강제 징용하여 군사기지를 만들기 위한 각종 노역에 강제 동원시켰으며
송악산 주변의 해안 동굴 진지와 고사포 진지, 모슬포 알뜨르 비행장 건설 등은 모두 그 당시 강제 부역에 시달린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들의 생명과 피땀으로 만들어진 시설이므로 이들 역사적 시설물을 볼 때는
경건한 마음으로 그 당시 강제징용에 시달렸던 선조들의 애환을 기억하여 다시는 내 나라 내 땅에서 그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이를 갈며 봐야 한다.
송악산 부남코지 전망대에서 바라본 무인도 형제섬이다.
밀물때면 바다에 잠기고 썰물 때면 모습을 드러내는 갯바위들이 있어 보는 방향에 따라 3~8개의 바위가 드러나며
봄철에는 북상하는 난류의 영향을 가장 먼저 받기에 늦봄부터 초여름까지 감성돔과 벵에돔을 잡으려는 낚시꾼으로 붐빈다.
수심은 15m ~ 20m로 깨끗한 바닷물에 다양한 어류와 각양각색의 수중 생물이 살고 있어 스킨다이빙을 즐기려는 다이버들이
많이 찾으며 마라도 잠수함도 그 근처에서 잠수하지만 최근 환경보호 차원에서 낚시꾼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고 하니
손맛을 즐기려는 분들은 아쉽지만 참으시길...
송악산은 104m밖에 안되는 낮은 산이다.
세 면이 바닷가 쪽으로 불거져나와 10여미터 정도의 기암절벽이 서 있어 앞모습의 유순한 모습과는 다른다.
송악산은 '절울이'라 해서 제주 토속어로 물결(절)이 운다는 뜻의 이름을 갖고 있는 산으로 서귀포 앞바다의 물결이
부남코지에 부딪히며 울려퍼지는 울음소리 때문에 붙혀진 이름이다고 한다.
이곳 부남코지까지 오는 차량들과 연간 10만명이 넘는 관광객들의 발걸음으로 인하여
부남코지 밑에 있는 해안 동굴진지가 붕괴위험이 있다고 하여, 2010년 10월1일부터 송악산 입구부터 차량통제가 이루어 지고 있다.
농업과 군사 해안경비용 차량만 통행이 허락되고 있어 늦은감이 있지만 다행이다고 생각된다.
조금 편하자고 하면 그만큼 자연에게는 몇 배 이상의 피해가 돌아가는 것이다.
자연은 인간의 이기적인 목적달성을 위해 잠깐동안의 피해를 받으면 그 댓가로 후세대에게 충격적인 재앙으로 갚아준다.
특히 산의 개발은 더욱 조심해야 한다. 산은 자연 그대로의 상태에서 산의 허락을 받아 간지러움을 긁어 주는 정도의 개발만
이루어져야지 척추뼈를 통채로 드러내 버리는 화순 모후산의 강우레이더 기지 공사처럼 돼서는 안된다.
이 아름다운 길도 수백만번 수천만번의 발걸음에 의한 진동으로 동굴진지가 붕괴위험이 있다고 하니.
행여 무너질까 조심히 걸어야 한다.
해안 절벽의 동굴진지로 내려가는 계단이 보인다.
예전에는 출입을 자유롭게 했던 것 같다. 그러나 나중에 내려 오면서 보니 출입통제구간이다.
멀리 가파도와 마라도가 보이고...
이 멋진 새 이름은 무엇일까? 올래꿀빵의 여주인이 엄마새인줄 안다.
실제로 올레꿀빵집 아주머니는 아가새의 점심이라고 말뚝위에 먹이를 주고 새를 부르고 있었다.
끼니때가 되면 두 마리가 날아와 아주머니가 주는 먹이를 먹고 놀다 간다고 한다.
혹시 점심무렵에 이 곳을 지나면 아가새와 꿀빵집 엄마새의 사랑의 대화를 들어 보시도록..
부남코지 아래 동굴진지로 내려가는 계단입구는 막혀있다.
형제섬 근처엔 마라도 잠수함을 타려는 사람들을 태운 배가 잠수함 선착장에 배를 대고 있다.
2005년에 가족이랑 같이 온 여름휴가 여행에서 서귀포 잠수함을 타 본 적이 있다.
잠수함까지 가는 배를 타고 기대반 무서움반을 안고 막상 잠수함을 타보니..
창밖으로 드러난 바다세계는 그다지 큰 매력적이지는 못했던 것 같다.
돈만 엄청 비싸고..기억으로는 1인당 40,000원인가 해서 4인 가족으로 16만원 가량을 지불했던 것 같은데
수중세계에 대한 막연한 동경심이 빚어낸 촌극이 되고 말았다.
그저 아이들은 잠수함이라는 것을 타보는 것에 환호할 뿐이지 막상 물밖 세계는 스쿠버 다이버가 몰고 온 열대어들을 보는 것으로
그다지 큰 볼거리는 아닌 듯 했다.
송악산은 지질학적으로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드문 이중 분화구로 된 독특한 화산지형이라고 한다.
송악산 정상에는 둘레 600m 깊이 69m의 분화구가 있는데 이것은 제2분화구 이고, 주봉 너머 북서쪽에는
이보다 넓으나 깊이가 얕은 분화구가 있는데 그것이 제1분화구이다.
송악산은 차례로 수중 분화와 육상 분화라는 2중 폭발을 거친 화산으로, 큰 분화구 안에 두번째 폭발로 주봉이 생기고
주봉 안에 깊은 제2분화구가 형성된 것이다.
부남코지 전망대에서 나가면서 송악산을 오른다.
화장실 뒤로 산길이 나 있으며 송이라는 검붉은 화산토가 콩알만하게 도처에 널려 있다.
말을 방목하는 관계로 곳곳에 말똥이 떨어져 있고 화산토인 송이와 색깔 구분이 잘 안되어 잘 못하면 밟아 버릴 수 가 있으니
차에 탈 때 냄새로 낭패를 입지 않으려면 조심조심 걸어야 한다.
날씨가 따뜻하고 밝은 햇살이 비치니 검붉은 송이가 금새라도 이글 거리며 타오를 것 같다.
산굼부리에서는 발굼치를 들어 목을 길게 빼고 아무리 보려고 해도 잘 안보이고 백록담에서는너무 멀어 잘 안보이더니
송악산에 와서야 분화구가 이렇게 생겼는가를 보게 되었다.
분화구에 물이라도 있으면 더욱 더 신비스러울 것인데 아쉽게도 비가 오면 오는데로 쏙쏙 빨려 들어가 버린다고 한다.
왠 울타리? 가만 보니 안에서 방목하는 말들이 바깥으로 못 나가게 하는 출입구가 있다.
ㄷ자로 되어 있어 사람은 드나들 수 있으나 말은 허리가 안 꺾여 절대 못 나온다.ㅋ 다행히 출입금지 표지판도 없다.
그리고 이 길은 올레길 10코스 구간이데 ..아마 이 길을 따라 정상까지 올라가나 싶어 나도 가파른 산길을 뜀박질로 올라간다.
송악산 정상에 올라서면 표지석 건너 우측으로 우뚝 솟은 산방산과 용머리 해안, 좌측으로는 단산이 보이고
마라도 유람선 선착장부터 용머리해안을 감아 도는 모래사장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해변이 보인다.
뒤를 돌아다 보면 모슬포 해변이 들어오고 사진에서는 안 보이지만 왼쪽으로는 가파도와 마라도가 보인다.
송악산 분화구 너머로 형제섬이 보이고...
검붉은 화산토인 송이로 이루어진 정상 맨꼭대기 옆으로는 산방산과 용머리해안을 휘감아 오는 해변이 보인다.
한가롭게 풀을 뜯는 말 목장이 발아래 굽어 보이고...
그 너머로 빽빽이 들어선 해송숲. 그리고 단산과 산방산이 아름답게 조망된다.
송악산을 한 바퀴 빙돌아 내려오며 부남코지 전망대를 바라본다.
제주올레 10코스 구간은 왼쪽으로 분화구로 올라가지만...
산 아래로 내려오니 이렇게 출입을 금하는 안내판이 서 있다. ㅠㅠ
그러면 올레 10코스는 어디로 간단 말인가. 그리고 10코스로 해서 송악산에서 내려오는 반대쪽 전망대에서 오르는 길엔
출입을 금하는 표지판이 하나도 없다. 나도 아마 이쪽으로 올랐다면 이 출입금지 표지판앞에서 많이 망설였을 것이다.
올라가야 되나 말아야 되나..고민 고민..이 글을 보는 분들은 여기서 어떤 결정을 내릴까..그것이 궁금해 진다.
송악산에서 내려와 일제 강점기의 일본군 군사시설인 일오진지라 부르는 해안가 동굴진지로 간다.
이곳은 2006년 12월 4일 등록문화재 제313호로 지정되었으며 해양수산부 소유이며 서귀포시에서 관리를 맡고 있다
뚫려 있는데
一자형, ㄷ자형 등의 형태를 이루며 너비는 3~4m, 길이는 20여m에 이른다.이 굴들은 성산일출봉 주변의 인공 동굴처럼 어뢰정을 숨겨놓고 연합군의 공격에 대비했던 일본 해군의 특공대 시설이다.
송악산 동굴진지앞의 모래는 완전히 검은색 모래다.
화순해변의 금모래와는 정 반대 색이다.
동굴들은 두 개가 이렇게 연결되어 있는 것도 있다.
안에서 밖을 내다 보면 완벽한 역광이다.
이렇게 보니 역광으로 찍으면 허접하게 찍어도 예술적 가치가 있게끔 보이는 마력이 있다.
조천읍 북촌리에는 길이만도 백미터나 되는 동굴진지를 포함하여 무려 23기의 동굴진지를 만들었다 하고
송악산 주변만 해도 동굴진지, 고사포진지, 포진지, 알뜨르 비행장 군사기지를 만들기 위해 제주도민들을 강제 징용하여
부역을 시켰다고 하니 인간이하의 대접을 받으며 나라 잃은 설움을 톡톡히 겪어야 했던 강제노역의 참상에 대해서는
말로 설명안해도 모두 잘 아는 내용이다.
아마 노역에 시달리던 제주도민들은 이어도에 가는 꿈을 꾸며 그 힘든 고초를 견뎌냈는지 모른다.
송악산앞 바다에 있다는 신비의 섬 이어도로 가서 이 고통을 끝내고 육신을 편히 쉬게 하고 싶었을 것이다.
유람선 선착장이다. 잠수함을 타려면 여기서 탄다.
여기는 몽돌해변으로 그러고 보니 이곳 올레 10코스는 금모래해변, 흑모래해변, 몽돌해변이 골고루 있는 일타삼피 해변이다.
다음 행선지는 고사포진지다.
대충 위치를 보니 올레길 표시가 되어 있는 저 깃발 사이로 난 오름으로 가면 될 듯 하다.
긴가 민가 헷갈리고 있을때...
누렁이 한 마리가 나을 쳐다 보더니 앞에 나선다.
마치 통영앞바다 소매물도 등대섬까지의 안내견 가을이와 같이 사람얼굴 보고 길 안내를 하는 것 같다.
처음엔 저러다 말겟지 햇는데 왠걸~~ 계속 나를 쳐다보며 앞으로 나간다..ㅎ 정말 자기를 따라 오라고 하는 듯..
그래서 내 맘대로 이름을 붙혀주었다. 송악산 고사포진지 안내 가이드..ㅋ
누렁이는 내가 고사포 진지 안을 들여다 볼 무렵 진지를 한 바퀴 빙 돌고 다시 처음에 있던 자리로 가 버렸다.
신기하도다..영낙없이 제대로 내가 와서 고사포 진지를 보고 있으니 안심이 된 듯 가는 것이다.
고마워..누렁아. 덕분에 길 안 잃어 버리고 잘 찾아 갔다잉..
전략적으로 중요한 알뜨르 비행장을 보호하기 위한 고사포 진지로 섯알오름 정상에 있으며
5기를 만들어 4기는 완성했고 1기는 미완성 상태로 있어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있어야 할 고사포가 없는 것이 고사포를 들여다 놓기 전에 패전을 했기 때문인가 싶다.
당시 콘크리트 상단부에는 우리의 선조들이 작업하다 남겼을 흔적이 보이고...
그 다음은 근처에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섯알오름 일제 동굴진지와 섯알오름 희생자 터를 찾기 위해
올레길 표시가 되어 있는 길을 따라 가 보기로 한다.
그러나 상당히 멀다. 그러므로 올레길 투어에 나선 사람들은 계속 이 표지판과 리본을 보고 따라 가면 되고
차량을 송학산 주차장에 주차해 놓고 온 사람들은 여기까지 내려오지 말고 고사포진지에서 다시 주차장으로 내려가
차를 가지고 섯알오름 희생자터와 비행장, 겹납고 등을 보면 된다.
나는 섯알오름 일제 동굴진지를 찾기위해 해메다가 섯알오름 희생자터까지 왕복하고 말았다.
나의 알바가 훗날 이 글을 보고 송악산 일대의 역사적 시설물을 찾아 보려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섯알오름 희생자 추모공간에서 추모의 시간을 갖고 백할아버지 공동묘지를 찾기 위해 밭고랑위로 올라갔더니
보여야할 공동묘지는 안보이고 비행기 격납고가 넓다란 들판에 듬성듬성 보인다.
저 먼 곳까지 어떻게 걸어갈까?...망설이다가 다시 고사포진지로 올라 길 가에 세워둔 차를 가지고 도로로 섯알오름을 빙돌아
알뜨르 비행장 터와 격납고로 가면서 길 삼거리에 있는 태평양의 징검다리에 들렀다.
(사진 순서는 가는 순서대로 하였고 실제는 섯알오름 희생자터를 먼저 보고 차량으로 이동하였다.)
환태평양의 여섯번째 공원으로 한국, 미국, 러시아, 멕시코, 중국, 일본, 필리핀의 학생들이 28일간 머물며 설계하고 제작하였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미국 샌디에고, 중국 덴타이, 멕시코 티후아나, 필리핀 푸에르토 프린세사에 이미 세워져 있으며 환태평양의
나라들을 태평양의 징검다리로 이어 세계 평화증진을 위한 우정의 가교역할을 한다고 한다.
고사포 진지까지 보고 섯알오름 일제 동굴진지는 결국 찾지 못하고 올레길을 따라 계속가니 이렇게 섯알오름 희생자 터가 나온다.
고사포진지로 올라서는 도로가에서 부터 각 역사적 공간까지의 이정표가 세워져 있으면 많은 도움이 되리란 생각을 해 보는 것은,
그곳까지의 거리표시는 여행자들에게는 필수적인 기본 정보이기 때문이다.
찾고자 하는 섯알오름 일제 동굴진지도 제대로 못 찾고 또 섯알오름 희생자터와 비행장까지 차를 두고 보고 오기에는 상당히 멀다.
섯알오름 희생자 터다.
그 역사적 사실에 대해서는 안내문을 잘 읽어 보기 바란다.
여기서 예비검속이란 豫(미리 예), 備(갖출 비), 檢(검사할 검), 束(묶을 속)이란 뜻으로 미리 검사하여 단속한다는 뜻이다.
즉, 범죄의 사전방지 명목으로 죄를 저지를 개연성이 있는 사람을 사전에 단속하여 구금하는 것으로 역사적 출발점은
일제강점기 시절 부터라고 한다.
일제는 태평양전쟁으로 세계 2차대전에 뛰어 들면서 본토를 포함한 식민지 전체를 전시체제로 구축하면서
1941년 식민지 조선에 "조선정치범 예비구금령"을 시행하였다. 그러나 이 구금령은 해방 후 미 군정이 실시되면서
바로 폐지됐으나 1950년 전쟁이 터지자 정부는 제주에서 대대적인 예비검속을 시행하였다.
주요 대상은 해방직후 인민위원회 간부, 3·1사건 또는 4·3사건과 관련해 재판을 받았거나 수형 사실이 있는 사람들을
모두 잡아 들인것이다.
이것은 당시 미 군정에 의해 일제의 예비검속이 폐지된 후의 일이라 합법성도 없으며 또한 단순히 불법행위를 저지를 위험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무고한 사람들을 재판도 없이 검속하여 학살, 처형한 만행을 저 지른것은 인권의 말살이며,
당시 좌익과 우익으로 갈린 이 나라의 슬픈 역사를 대변하는 제일 중요한 역사적 현장이다.
즉, 해방이후 나라의 기득권을 선점한 자들의 정치적 목적달성을 위해 좌익으로 추정되거나 낙인 찍혔던 자 들을
우익세력에 의해 '예비검속'이라는 명목으로 무차별적으로 잡아 들여 천인공노할 학살만행을 저 질렀던 것이다.
그렇게 6.25동란이 터지고서도 계속 이어진 예비검속으로 제주도에서만 1000여명이 넘는 양민들이 자다가, 일하다, 지나가다가,
이렇게 붙잡혀 들어가 이곳 섯알오름에서 총살당하여 물구덩이에 처 박히고 만 분노의 역사가 있는 유일한 현장이다.
예비검속에 의한 피학살자 한림지역 유족회가 세운 안내판이 심하게 훼손되자 정부에서 입구에 따로 내역비를 비문에 새겨 놓았다.
후손들이 영원히 잊지 말아야 할 우리 민족끼리의 처절한 좌우익 싸움의 역사적 학살장소인 섯알오름을 기리 보존하기 위해서다.
이 공동묘지 한귀퉁이 에는 돌담장에 둘러 쌓인 자그마한 봉분들을 볼 수 있는데
섯알오름 희생자인 '백할아버지 한무덤', 곧 백조일손지묘(百祖一孫之墓)로 알려진 무덤이 있다 하나 찾질 못했다.
도저히 누구의 시신인지 분간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에 유족들은 이 뼈들을 모아 개인 안장된 17명을 제외하고 132명의 봉분을 만들고, 유족들이 모든 희생자들의 한 자손으로 뭉쳐
132명의 희생자를 한 조상으로 함께 모시겠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백할아버지란 백명의 할아버지란 뜻이다)
발굴 당시 뼈와 실탄 등 당시 유물들이 임시로 보관되었던 철제함이 한 켠에 그대로 남아 있어 발굴당시 비통에 찬 유족들의
눈물과 손때로 얼룰진 상여같은 함을 그대로 볼 수가 있다.
여기에 보관되었던 유골은 백할아버지 한 무덤에 안장되고 유물들은 모두 2008년에 개관된 4.3평화공원으로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
섯알오름에서의 학살은 1차 : 1950년 7월16일 20명, 2차 : 1950년 8월20일 190명 등 모두 210명이고
희생사 수습은 1956년 3월 30일 61위. 1956년 5월 18일 149위가 수습되어 210명을 모두 수습하였으나 뒤엉킨 유골들을 수습하다보니 정확한 숫자는 아니라고 한다. 실제로 1962년 9월 이곳에서 철근을 채취하던 인부들이 유골2기를 수습하여 윗 동산에 안장하였다 하니
확인된 숫자만 212명이 된다고 한다.
승용차로 빙 돌아 오니 이렇게 넓다란 비행장 터에 넓다란 주차장이 조성되어 있다.
섯알오름 4.3유적지 주차장이다. 이곳에 차를 세워놓고 섯알오름 희생자 추모비까지 참배의 길을 걸어 참배하면 된다.
넓다란 주차장엔 화장실도 구비되어 있고 비행기의 뼈대구조물이 설치되어 있지만 이곳을 찾아 온 사람은 나 혼자 밖에 없다.
송악산과 산방산의 그 많던 여행자들과 관광객들은 다 어디로 가고 없는가.
일본군들에 의해 강제 징용된 제주도민들은 송악산 해안 동굴진지 등을 포함한 각종 군사시설 설치에 강제 노역을 하였으며
이곳 모슬포 알뜨르 비행장 건설에도 동원되어 강제 부역에 시달렸으나 지금은 무우와 배추 등이 자라는 밭으로 변해 버렸고
비행기 격납고는 여름철엔 농부들의 피서지로 겨울철엔 바람막이로 전락하고 말았다.
철근으로 만든 녹슨 비행기 모형이 금새라도 날아 오를듯한 자세로 전시되어 있다.
송악산과 모슬포 사이의 알뜨르는 북으로는 산방산, 단산이 남으로는 가파도와 마라도가 보이는 바다에서
부남코지에 부딪쳐 울어대는 파도소리가 아련하게 들려오는 정말 아름다운 벌판이다.
군데 군데 왕릉처럼 보이는 격납고가 있는 빛깔 좋은 너른 들판에는 갖가지 밭작물이 자라고 있다.
이 비옥한 땅에서 자라는 밭작물은 주로 무우와 배추 등으로 비행기 격납고는 수확된 밭작물의 임시 저장소로도 사용되고
여름철엔 땀을 식힐 수 있는 그늘막이 되고 겨울엔 한파를 피할 수 있는 피난처가 되니 이곳에서 밭을 일구는 농부들에겐
고마운 조상들의 피땀으로 만들어진 시설물인 것이다.
무려 7만의 병력을 제주도에 집결시키고, 제주도민들을 강제 징용하여 섬 전체를 요새화 하였다.
동원된 제주도민들에 의해 설치된 공사중 가장 큰 공사는 제주국제공항인 정뜨르비행장과 모슬포 알뜨르비행장 건설이었다 하니
이 넓은 들판을 손으로 밀고 갈았을 선조들의 땀방울과 피의 흔적을 지금은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또 인근의 섯알오름에 고사포대와 포 진지 5개를 설치하였다.
또한 주변 송악산과 해안가에 수없이 많은 굴을 파서 어뢰정을 포함한 기습공격무기와 포 등을 설치하였고 군인들을 훈련시킨 장소가
이곳 모슬포 알뜨르 비행장이었다고 하니 송악산을 찾는 여행자들은 한 번쯤 섯알오름 희생자터와 알뜨르 비행장을 다녀가길 바란다.
격납고 안에서 밖의 풍경을 바라보니..마치 비행접시 모양이다.
모두 20기가 건설되어 19기가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으며 1기는 잔재만 남아있다고 한다.
네비게이션 주소 :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 1489번지.
그 비옥한 땅에서 자라는 무우...
넌 아니? 이 곳이 선조들의 피와 땀으로 일군 역사의 땅에서 자란다는 것을..
알뜨르 비행장을 나와 아름다운 해안도로를 따라 다음 여행지인 산방산으로 간다.
(글 : 포토뉴스코리아, 굿뉴스피플 simp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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