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1. 10. 07:35ㆍ야구 이야기/프로야구
한국 챔피언 삼성, 대만 챔피언 라미고 로레에 무릎꿇다.
부산에서 열린 아시아시리즈 A조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한국시리즈 2연패에 빛나는 한국 챔피언 삼성은 대만 챔피언
라미고 몽키스의 선발투수 마이크 로레의 변화구에 완벽하게 눌리며 9회까지 안타 3개로 세 번밖에 출루를 하지 못한
극심한 빈공과 실책이 겹치면서 0대3으로 충격적인 완봉패를 당하고 결승진출이 좌절되었다.
결승에 안착한 라미고는 10일 B조 마지막 경기인 롯데와 요미우리의 승자와 11일 아시아시리즈 우승을 놓고 마지막
혈투를 치르게 되었지만 하루 휴식일이 있다 보니 B조 최종 승자보다 유리한 고지에서 결승전을 치르게 되었다.
이로써 한국시리즈 2연패와 페넌트레이스 2연패를 달성하고 아시아시리즈 2연패까지 달성하려는 삼성의 아시아시리즈
트러블을 위해 최고의 배려를 한 주최측 꼼수의 최고 수혜자는 대만의 라미고가 되었으며 내일 B조 마지막 경기를 치를
롯데와 요미우리 역시 양국의 자존심이 걸린 한 판 승부에서 최선을 다할 것으로 보여 어느 팀이 올라가든 11일 결승전은
라미고가 훨씬 더 유리한 입장에서 경기를 치르게 되었다.
간신히 버티다 한방에 침몰한 배영수
삼성의 선발 배영수는 5이닝동안 1홈런 포함 5피안타 1볼넷으로 1실점을 하며 패전투수가 되었지만 1회부터 5회까지 매회
주자를 내 보내며 위기상황을 맞아 5회까지 투구수가 73개에 이를 정도로 라미고 타자들을 상대로 자신 있는 투구를 하지
못했다.
1,2회에는 각각 2사후 안타로 주자를 출루시켰지만 3회 들어 선두타자를 볼넷으로 출루 시킨 뒤부터 갑작스럽게 제구가
무뎌지며 실책과 사구가 겹쳐 1사 만루를 만들어 주었지만 후속타자들을 모두 범타로 처리하며 위기를 가까스로 넘겼다.
3회에만 21개의 공을 던진 배영수는 4회 초 13개의 공으로 이닝을 종료한 로레의 효과적인 투구수 조절에 호흡조절도 못하고
올라온 것이 4회 선두타자 린홍위에게 결승홈런을 맞은 실투의 원인이 되었으며 만만하게 본 라미고 타자들의 적극적인 타격
자세에 혼쭐난 배영수는 4회 이 홈런 하나로 이미 전의를 상실하였다고 해야 할 것이다.
반면 라미고 선발 로레는 9회 까지 홀로 완투하며 삼성 타자들을 상대로 3피안타 11탈삼진 무사사구로 완투 완봉쇼를 펼치며
요미우리에만 포커스를 맞춘 삼성을 충격적인 멘붕 상태로 만들어 버려 대회 최대 이변의 주인공이 되었다.
변화구 제구력이 좋은 로레를 상대로 방망이에 힘이 잔뜩 들어간 삼성타자들은 특별하게 노리는 공 하나 없이 로레가 던지는
데로 방망이가 알아서 춤을 추어주었으며 11명의 타자들이 모두 변화구에 삼진당하는 동안 벤치에서는 그 어떠한 타격지침도
내려오지 않고, 베팅게이지의 선수들 역시 노리는 공이 무엇인지 개념조차 세우지 못하고, 그저 멀뚱멀뚱 바라만 보다 손 쓸
사이도 없이 ‘어 어’ 하다 완봉패한 결과를 가져와 더욱더 충격적인 패배가 되었다.
이제 한국의 마지막 자존심 롯데 자이언츠가 요미우리 자이언츠를 누르고 결승에서 라미고에 시원한 설욕을 해 주어야 할 것
인데 이겨야 본전인 요미우리보다 한 결 자유스러울 것이지만 마지막 남은 한국팀이라는 부담감이 롯데를 옥죈다면 제 기량을
펼치지도 못하고 요미우리 페이스에 끌려가 버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에 롯데는 져도 본전인 요미우리전을 편하게 즐긴다는 생각으로 임한다면 의외의 성과를 얻을 수도 있기에 내일 선전이
기대된다.
이승엽 하라에 설욕도 못하고
이승엽의 관심은 온통 요미우리 감독 하라와의 대결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었다.
그러다 보니 더욱 더 잘해야 한다는 마음에 몸이 경직되었고 페넌트레이스 기간 동안 잘 나오지 않았던 어이없는 실책까지
나오며 팀 패배의 결정적인 원인도 제공하였다.
타석에서는 네 번 나와 3번을 삼진당하는 수모까지 당했으니 타격이 안 되면 수비도 안 되는 전형적인 DTD증후군까지 나오며
국민타자 이승엽의 모습은 그 어디에서도 볼 수가 없었다.
물론 삼성의 모든 타자들이 로레의 변화구에 기만당하고 삽질만 하고 있었으니 천하의 이승엽이라도 어쩔 수 없었겠지만
큰 대회에 유난히 강한 이승엽이었기에 더욱더 아쉬운 타석이 되었다.
결국 자신을 내친 하라에게 이승엽이 아직도 살아 있음을 증명해 보이지도 못하고, 팀은 예선에서 나가떨어져 버렸으니
지금쯤 요미우리 하라는 코웃음 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절치부심 이승엽이 WBC에서 맹활약을 할 것이라는 것에는 의문이 없다.
땅에 떨어진 국민타자의 자존심을 WBC에서는 시원하게 폭발시켜 갈증을 풀어 주길 바란다.
삼성이 삼성 다우려면..
삼성의 벤치와 모든 선수들은 처음부터 삼성의 상대는 요미우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모든 포커스는 경기전부터 요미우리에 맞춰져 있었고 그에 대한 대비도 요미우리에 모든 것이 맞춰져 있었다.
처음부터 라미고는 안중에도 없었다는 이야기다.
반면 라미고는 A조 선두가 되어 결승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타도 삼성이 되어야 했고, 모든 포커스를 삼성전에 맞춰 거기에
모든 전력을 쏟아 붓고 경기에서 최선을 다했다.
즉, 죽자하고 달려든 상대에게 '이벤트성 경기인데 이거 왜 이래, 어른스럽지 못하게'...라는 체면을 차리다 보니 당한 것이다.
바로 그 차이였다.
상대하는 팀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데 경기를 하면서도 머릿속에는 요미우리만 있었다는 이야기다.
아무리 이벤트성이 강한 아시아시리즈라고 해도 요미우리에 맞춰 경기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는 삼성과 삼성과의 경기가
결승이라고 생각한 라미고의 처음부터 경기를 대하는 자세가 틀렸으니 5회를 넘으면서부터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린 것이다.
뒤 늦게 얼굴이 벌겋게 상기된 채 안절부절 못하는 류중일 감독을 보며 한 경기라도 지면 끝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의식이
애초부터 없었기에 오늘의 충격적 완봉패는 삼성이라는 그룹이 처한 현재의 사태와 비슷하다고 할 것이다.
삼성전자는 크게 세 개의 바퀴가 굴러가며 삼성전자를 끌고 가고 있다.
첫 째가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무선사업, 둘 째가 반도체, 세 째가 백색가전일 것이다.
공룡이 되어 가고 있는 무선사업이 위기를 맞는다면 삼성의 내일은 소니가 되지 말란 법도 없다.
세 바퀴가 골고루 성장하고 위기속에서 더욱더 프리미엄급으로 진화해 나가며 모두 공룡이 되어야 할 것인데, 무선사업이
만약 삐걱거리면 거대기업 삼성전자의 몸통 전체가 충격에 휘청거릴 수도 있다는 것과 마찬가지로 한국시리즈 2연패라는
현재의 성적에 안주해서 앞서가는 요미우리만 쫓아가려 했지 뒤 따라오는 라미고를 무시하다 오늘 같은 충격적인 완봉패로
결승에도 못 올라가는 창피스런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이제 아시아시리즈에서 삼성의 내일은 더 이상 없다.
삼성라이언즈가 더욱 더 삼성라이언즈 다우려면 앞으로는 앞만 쳐다보지 말고 뒤도 쳐다봐야 한다는 것을 오늘 라미고와의
경기에서 제대로 보여주었다고 해야 할 것이며, 내일 롯데는 오늘 삼성처럼 방심하지 않을 요미우리를 상대로 한국프로야구의
자이언츠가 일본의 자이언츠보다 더 위대하다는 것을 본때로 보여줄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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